세계일보에 나간 제 기사 공유드립니다.
대한민국은 ‘임플란트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관련 시술이 대중화되었다. 치아를 상실했을 때 임플란트는 훌륭한 대안이 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 쉽게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를 결정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인공치아가 아무리 정교해도 자연치아가 가진 고유의 기능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안현정 마포 연세안치과 대표원장은 “임플란트는 자연치아를 살릴 수 없을 때 선택해야 할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치아와 임플란트의 결정적인 차이는 치주인대에 있다. 자연치아를 감싸고 있는 치주인대는 음식물을 씹을 때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하며, 세균 침입에 대한 방어 기제와 미세한 감각을 느끼는 신경망을 갖추고 있다.
안현정 원장은 “자연치아는 온도나 씹는 맛을 느끼는 섬세한 감각이 살아있어 식사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게 해준다”며 “한 번 발치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기에 보존 가능한 치아인지 냉철하게 판단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핵심은 치과 전문분야 중 하나인 보존과 진료에 있다. 보존과는 치아를 뽑지 않고 신경치료, 재신경치료, 치근단절제술 등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데 집중한다.
안현정 원장은 “숙련된 노하우와 3D CT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미세한 염증까지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라며 “과거라면 발치 진단을 받았을 치아라도 보존과적 술식을 통해 다시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주질환이 심해 잇몸뼈가 녹아내렸거나 치아가 수직으로 파절된 경우 등 살리는 것이 오히려 주변 치아에 해가 되는 상황에서는 임플란트가 필요하다.
안 원장은 “임플란트는 무너진 구강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최선의 다음 단계이지, 첫 번째 선택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보존 치료의 한계치를 확인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디지털 가이드 등을 활용해 정교하게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구강 건강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 가족의 치아라면 당장 뽑을 것인가를 항상 자문한다”며 “임플란트 수술 전,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자연치아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보존과 전문의로서의 사명”이라고 전했다.
